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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다른 마을

아침이다. 쥐밤을 안고 잤었는데 없어 이리저리 찾아도 안보이길래 낙엽을 다걷으니 쥐밤이 보였다. 앉아서 쥐밤을 맛있게 먹었다. 그냥 떠날까 하다가 낙엽은 치우고 쥐밤 껍질은 사철나무 아래에 두고 떠나기로 했다.
그냥 달렸다. 그냥 달리고 싶었다.
한참을 달리니 개울도 나온다. 목이 마르고 가재 누나도 보고 싶었지만 그냥 달렸다. 지렁이 칭구한테 간다는 말도없이 산도 넘고 달려 내가 임시로 팠던 굴로 왔다.
눈도 녹아서 개울물이 불어났다. 시간이 많이 지났다. 새싹이 잎이되고 열매를 맺기 시작했다.
이쁜 다람쥐를 만나기 위해서는 다른 마을에 가볼생각이다.
굴을 무너뜨리고 산도넘고 달려서 다른 마을에 도착했다. 참으로 많은 다양하고 색다른 다람쥐들이 살고 있었다. 늙은 다람쥐 아기 다람쥐 장사하는 다람쥐 촌장 똘마니 다람쥐 사기치는 다람쥐 절룩 다람쥐 눈먼 다람쥐 착한 다람쥐 등등 내가 살던 마을과는 비교할수 없을 정도로 많은 다람쥐들이 살고 있었다. 마을 한켠에 흐르는 개울물을 마시고 한숨 쉬고 생각하니 마을은 그저 마을일뿐 내가 살아갈곳은 마을에서 좀떨어진 곳으로 정해야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며칠 마을 곳곳에 뭐가 있나 무슨 생각들을 하고 사나 궁금해서 마을 중심부로 다시 갔다. 놀음하는 다람쥐들 옆에서 구경도 하고 몇날 며칠을 그렇게 지내고 있었다. 내가 이상하게 느끼는 건 게으른 다람쥐들은 사기와 놀음을 좋아하는 것 같고 부지런한 다람쥐들은 주로 마을 외곽에 사는것 같았다.
앞이 안보이는 눈먼 다람쥐는 도토리 하나에 늙은 다람쥐를 따라갔다가 며칠만에 나타나 사기 당했다며 하소연 하지만 누구하나 거들떠도 보는 다람쥐들은 없었다.
여기서는 이쁜 다람쥐를 찾을 수가 없어서 도토리 나무가 많은 마을 외곽을 둘러볼 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