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못난 다람쥐 이쁜 다람쥐

9 칡

며칠이 지났다. 굴안은 의외로 따스하고 온화했다.그래서인지 아기 다람쥐가 꼬마지가 나서 엄마 다람쥐가 쑥으로 자근자근 입에 물고 상처에 발라 주셨다.
매일같이 굴파는 일에만 매진하고 힘들면 쉬었다. 그리고 또 팠다.
어느날은 굴을 파다가 아빠 다람쥐가 쉬자고 해서 쉬러 가셨는데 난 계속 팠다. 오른손으로 파고 힘들면 왼손으로 파고 또 힘들면 앉아서 발가락으로 팠다. 내가 아마도 아빠 다람쥐에게 배운게 있다면 달리기와 흙파는 것이라 생각된다.
목이 마르면 벽에 붙어있는 물을 쪽쪽 음미했고 그래도 목이 마르면 쟁여둔 사철나무잎을 입에 물고 굴을 팠다.
겨울의 중반도 넘어설 무렵 세번째 굴을 파기 시작했다. 근데 엄마 다람쥐가 걱정을 하신다. 도토리가 얼마 안남아 어떻게 하냐고 밖은 아직 눈이 쌓인 터라 못나가지만 하는 수 없이 굴만 파기로 했다.
굴을 파면 나무 뿌리나 마나 봉냥을 발견 하기도 하지만 별로 이득은 안된다. 꿈에본 할아버지 다람쥐 할머니 다람쥐의 덕이랄까 드디어 칡을 발견했다.
우리 다람쥐들은 모두가 기뻤고 이젠 굴을 안파도 되니 더더욱 기분이 좋았다. 겨우내내 칡만 먹고 살았다.
굶는 것보단 낫지 아무렴


'못난 다람쥐 이쁜 다람쥐' 카테고리의 다른 글

11 사철나무  (0) 2022.08.23
10 눈이 녹다  (0) 2022.08.23
8 굴파기  (0) 2022.08.23
7 가재 누나  (0) 2022.08.23
6 도토리  (0) 2022.08.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