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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난 다람쥐 이쁜 다람쥐

21 눈찌르기

굴이 완성되자 나와 이쁜 다람쥐는 도토리를 부지런히 물어다 내가판굴 안쪽 땅속에 파묻기 시작했다. 겨울과 비가 오는 날에 대비해서다.
그래서 겨울도 났다.
봄도 났다.
늦은 여름이다.
이쁜 다람쥐와 난 밤 하늘을 보며 우리의 별은 어디일까 궁금해했다. 나는 아직 태어나지 않은 아기 다람쥐의 별은 남쪽 하늘에 있을까 북쪽 하늘에 있을까 궁금해했다.
그런데 비가 오기 시작하는데 몇날며칠 동안 계속 내렸다. 산이 무너질 정도로 비가 많이 왔다. 다행히도 내가판굴은 경사지게 파서 빗물이 안들어 왔다. 비오는 동안 나와 이쁜 다람쥐는 칡줄기로 아기 다람쥐가 가지고 놀 장난감을 만들었다.
비가 그쳤지만 나가지 않고 장난감 만들기만 했다. 도토리 나무에는 아직 빗물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그날 저녁에 이쁜 다람쥐는 시고 달콤한 것이 먹고 싶다고 했다. 산보리수를 먹고 싶다는 것이다. 그래서 난 내일 햇빛이 들면 따다 주겠노라고 했다. 이쁜 다람쥐는 달을 가르키며 달도 빛이 있다고 말한다. 나는 밤에는 뱀도 나오고 칡 캐는 무서운 멧돼지도 있고 날아다니는 매도 있다고 했다. 그런데 이쁜 다람쥐는 다른 동물들은 밤에는 잔다며 가까이 오라는 말도없이 내 눈을 푸욱 찔렀다. 찔린 눈에 손을 대고 아야하며 아프다고 했다. 눈물도 찔끔 흘렸다. 눈을 뜨니 앞이 안보였다. 그리고 아픈 눈을 비비니까 눈에 뭐가 묻었나 손톱을 대고 보니 피가 살짝 묻어 있었다. 피 피야 피라며 이쁜 다람쥐에게 보여쥤다. 이쁜 다람쥐는 아랫배를 가르키며 아기 다람쥐가 시고 달콤한 것이 먹고 싶다고 한다. 그래 내가 졌다 라고 생각하고 망태기를 메고 거의 날아가는 수준으로 산보리수 나무를 향해 갔다. 가시를 피해가며 조심스럽게 망태기에 산보리수를 다 채운 다음 내가판굴로 왔다.
이쁜 다람쥐는 산보리수를 먹으면서 상큼하고 맛있다고 했다. 나는 온몸이 젖어 쑥으로 물기를 닦고 있었다. 이쁜 다람쥐가 산보리수를 같이먹자고 했다. 같이 맛있게 먹으면서 생각하니 산보리수를 내가 가장 좋아하는 산열매인지 알고그런걸까 의문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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